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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이슈 & 뉴스

지역 '라디오스타' 를 떠나 보내며

수희씨 2013. 9. 2. 14:54

청주시민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하루 아침에 떠났다. 오늘 중부매일 6<“13년간 함께 해서 행복한 DJ였습니다>에서는 지난 13년간 청주MBC FM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한 DJ 박혜은씨가 가을 개편과 함께 <정오의 희망곡>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무려 13년간이나 어김없이 낮 12시만 되면 찾아왔던 박혜은 DJ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청주시민이라면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니 서운하다. <정오의 희망곡> 인터넷 홈페이지 사연 신청 게시판에도 아쉬움을 전하는 팬들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항상 같은 시간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셨던 우리 혜은 누님 많이 보고 싶고 그리울꺼 같습니다. 소중한 언제나 곁에 있을꺼 같던 친구를 떠나 보낸 느낌이네요.허전한 마음에 잠도 오지 않을꺼 같네요. ” -쩡이

 

12시만 되면 하이톤으로 신나는 목소리로 시작해주셔서 함께 신났었어요^^ 친구가 되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 민석태율맘

 

친구처럼 편안하며, 지루한 낮 시간을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즐겁게 했던 박혜은 DJ가 이끌어온 <정오의 희망곡>. 오랫동안 방송한 프로그램도 이렇게 하루아침에 없어지다니 허탈하다

라디오는 TV와 달리 보다 많은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삶을 나누며 지역방송이 가진 매력을 톡톡히 살려내고 있다. 각 지역방송사들마다 오랫동안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아온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서울방송을 틀어달라는 시청자나 청취자들도 있지만 소소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지역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랑해온 사람들도 꽤 많다. 이런 분들에게 이번 <정오의 희망곡> 박혜은 DJ 하차 소식은 꽤나 충격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청주MBC 구조조정으로 박혜은 DJ가 떠나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언론사들의 경영형편 탓에 이런 무리수가 나타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경영사정을 이유로 제작비를 줄이며 프로그램을 없애고, 방송 제작진들을 줄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또 지역방송 컨텐츠 질이 떨어진다며 지역주민들이 외면하게 되면 지역방송인들의 설 자리는 어떻게 될까. 언제까지 지역언론은 이런 악순환을 되풀이 해야 하는 것일까. 뭔가 뾰족한 수는 없는 것일까.

열혈 청취자는 아니었지만 가끔씩 즐겁게 들었던 그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니, 그 이유가 경영 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니 씁쓸하기 이를 데 없는 정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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