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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야기

지방자치 리더가 달라지면 지역공동체 바뀔까

수희씨 2013. 3. 25. 14:07

강수돌 교수님 강연을 처음 들은 것은 지난 20107월이었다. 당시 강수돌 교수님은 '살림의 경제학과 행복한 삶'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리 사회를 돈에 미쳐있다며 이렇게 자본을 쫓다가는 개인 삶의 자립성은 물론이고 생태계마저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교수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선 살림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소통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게 목적 아니겠냐며 작은 실천이라도 하자고 당부했다. 당시 그 이야길 들으면서 그래 나부터라도 좀 바꿔봐야지 생각했더랬다. 생각만 했다. 2년이 지나 다시 만났다. 여전히 원점이다.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지난 21 지방자치리더양성아카데미가 처음 시작한 날이다. 지역사회를 좀 바꿔보자고 준비한 강연이다. 정치지망생, 시민단체 활동가, 자영업자, 공무원 등 지방자치를 배워보고자 사람들이 모였다. 첫 번째로 강수돌 교수(고려대 교수)지역사회와 지역리더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강수돌 교수는 최근에 인사청문회 등과 관련해 참 어이없는 뉴스를 많이 보고 듣는다며 도대체 국가철학이란 게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로 이야길 시작했다. 국가의 논리와 시장 논리만 존재하는 우리 사회를 설명했다. 시장논리만 넘쳐나니 일류 대학과 일류직장만을 꿈꾸고, 삶의 모든 과정을 돈으로 해결하려 드는 게 과연 정상적이냐고 되물었다. 흔히들 1%99%를 먹여살린다고들 말하는데, 99%의 희생없이 1%가 부를 가지는 게 가능하겠냐고 거꾸로 생각해야 더불어 사는 사회라고 말했다.

 시장논리만 강요하는 현실, 모두가 행복하지 못한 세상을 좀 바꿔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강수돌 교수는 우리를 지배하는 신화 이를 테면 학벌사회, 평생직장, 부자되기 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각자 꿈을 키우고 실력을 키워 사회에 기여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 그래서 아이들이 꿈을 선택해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이를 위해서는 몇가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우선 공부시간을 단축하자는 거다. ,, 수를 공부하는 것보다 자아발견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시민 소양을 갖출만한 공부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일류대학, 일류직장이 아니라 평등 대학, 평등 직장 사회로 바꿔 사다리 사회가 아니라 원탁형으로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수돌 교수는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고 주거, 의료, 노후, 교육 문제를 사회 공동체로 해결하고, 지역내에서 생산하는 좋은 먹거리를 지역주민들이 소비하는 구조로 이를 테면 생협 방식 등으로 바꿔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헸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열풍은 공동체를 무참히 깨뜨렸다. 세계화가 우리 삶을 위협할수록 다시 지역으로, 마을로 눈을 돌려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는 거다. 이런 생각을 가진 한 사람 한사람이 희망의 씨앗이 되어 바꿔나갔으면 한다는 말로 맺었다.

 강수돌 교수 강연 이후에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 몇몇 분들이 질문을 던졌다. 마음만 먹는다고 정말 달라지겠느냐고,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위 이웃에게는 얘기해도 소용이 없었노라고, 교수님 얘기를 실현한 사례는 뭐가 있느냐고, 적용할 수 있는 걸 알려달라고 말이다.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할만한데 막상 뭔가 해보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 현실 탓에 터져 나오는 질문들이다. 나도 그렇다. 지난 2년 나는 잘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도 있지만 내가 속한 공동체는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나 역시 답답할 따름이다.

 공부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자아실현을 하고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는 지역리더들이 많아지면 지역사회는 정말 바뀔 수 있을까. 왜 선거 때에는 이런 의제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 자치단체 같이 큰 공동체는 지역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굴러가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정말 지역주민의 뜻을 모아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역사회가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 것일까. 강수돌 교수 강연은 그 질문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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