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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왜 <PD수첩>을 막아야했나?! 탄압의 증거이자 희망의 증거가 된 <PD수첩>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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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왜 <PD수첩>을 막아야했나?! 탄압의 증거이자 희망의 증거가 된 <PD수첩>

수희씨 2011. 11. 21. 12:43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 우리 사회를 흔들어 놓았던 <PD수첩> 주요 프로그램들을 제작한 최승호 PD가 지난 18일 충북언론노조협의회와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 공동주최한 시민언론학교 첫 강연에 나섰다. 최승호 PD는 언론학교 강연에서 4대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제작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공영방송인 MBC가 정부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됐는지를 설명했다. 최승호 PD는 본격적인 제작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MBC 사장을 선임하는 방송문화진흥회의 역할과 청와대가 방송문화진흥회에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4대강 사업,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 보여줘

최승호 PD지난 20099<착공 한달 전, 기로에 선 4대강>편을 제작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최승호 PD는 지난 25년간 방송을 하면서 많은 비판을 해왔지만, 4대강 사업만큼 문제가 많고 으악스러운정책은 없었기에 검증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자연의 형태를 한명의 대통령이 다시 되돌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으며, 대통령의 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현실을 보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최승호 PD<PD수첩> 방송으로 4대강 사업을 막아보자는 취지도 있었다고 밝혔다. 사장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참여정부에서 임명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이 있어 그나마 방송에는 어려움이 없었단다.

최승호PD가 두 번째로 만든 200912<4대강과 민생예산>편은 4대강에 22조의 예산이 투입되는 반면, 민생예산에는 쓸 돈이 별로 없다는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기획했단다. 그러나 첫 번째 편에서는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해줬던 4대강 추진본부가 두 번째 편에서는 청와대에서 인터뷰하지 말라는 방침에 따라 전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때마침 MBC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관련 발언을 많이 해서 정책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발언을 편집해서 넣고, 취재한 내용을 편집하는 방식으로 두 번째 편 <4대강과 민생예산>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했단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엄기영 사장 역시 불편해 했으며, 결국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권고까지 받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져 제작본부장이 교체됐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김재철 사장이 MBC사장이 됐다.

“4대강 사업 대운하와 비슷, 시민들의 힘으로 방송 할 수 있었다

최승호PD는 지난 해 84대강 사업 관련 PD수첩의 완결편이 돼 버린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제작했다. 최승호PD4대강 사업은 대운하의 변형사업에 불과하다는 근거와 흔적을 추적하고 밝히려고 애썼다 한다. 대운하 사업을 포기한 후 4대강 살리기 TF팀이 만들어져 비밀리에 계속 회의하는 걸 알게 됐고, 취재결과 대운하 평면도를 입수했는데 4대강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말로는 4대강 살리기라 했지만, 대운하 사업의 변형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최승호 PD는 밝혔다.

당시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은 방송되기 전에 청와대 국토해양부로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했다. 최승호PD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것은 다분히 사전 검열적 요소가 많아 언론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법원은 방송해도 좋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사측에서 불방결정을 내리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한다. 최승호 PD는 마치 20년 전 상황과 비슷한 일이 벌어져 충격을 받았지만, 20년 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트위터의 활약으로 PD수첩 방송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시위까지 있어 오히려 엄청나게 주목받는 상황이 만들어져 방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은 15%라는 높은 시청률이 나왔단다.

  공영방송 지키기 위해 싸우는 PD

 20112월 김재철 사장 연임이 결정되고, <PD수첩> 제작 PD들은 모두 현장을 떠나야 했다. 최승호 PD<PD수첩>을 떠냐야 했다. 당시 경력 있는 PD들은 모두 교체되었지만, 시사교양국 PD들이 싸워 다시 역량 있는 PD들이 <PD수첩> 제작을 맡게 됐다고 최승호 PD는 말했다. 최승호 PD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PD수첩>을 지켜내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는지를 짧은 시간동안 설명했다.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MBC가 얼마나 정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으로 건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조중동매 TV 반대, 미디어렙법 제정을 위해 열리는 시민언론학교 첫 번째 강연 최승호 PD<PD수첩을 말하다>에는 약 100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해 열띤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번 언론학교는 이제 1123() 개그맨 노정렬, 1125() 변상욱 CBS대기자, 121() 정연우 민언련 대표의 강연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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