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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이 아빠 손을 잡아준 교황처럼.... 본문

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유민이 아빠 손을 잡아준 교황처럼....

수희씨 2014. 8. 18. 15:36

프란치스코 교종이 한국을 떠났다. 4박5일간 프란치스코 교종이 보여준 사랑은 놀라움 그 자체다. 신자가 아닌 나같은 이에게도 감동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무엇보다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챙기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기사들을 보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유가족분들도 치유를 받았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행이다. 지옥같은 시간들일텐데 짧은 순간이나마 위로가 되었다니......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 갔다. 이튿날 열릴 시복식 준비가 한창인 광화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영화 <명량> 때문이었을까.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꽤 많았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 아래쪽에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하는 천막이 있다. 


오늘로 36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김영오씨를 처음 봤다. 오래 쳐다보기도, 외면해버릴 수도 없었다. 차마 힘내시라는 인사말도 전할 수 없었다. 나는 사실 유민이 아빠를 훔쳐보고 온 것이나 다름 없다. 유민이 아빠는 담담한 모습 그 자체였다. 몹시 힘든 상태일텐데도 초연한 모습이었다. 

아, 저분은 죽기를 각오하셨구나, 죽음이 두렵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저토록 죽기를 각오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외치는데 이를 외면하는 정치권과 정부에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사람이면 그럴 수 없다. 아니 그래선 안된다. 이제 그만 세월호를 잊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광화문에 가서 유민이 아빠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유민이 아빠를 보고 나서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시청광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함께 하겠다고 외쳤다. 집회를 마치고 가두행진까지 나섰다. 큰 목소리로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묻고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이제 프란치스코 교종은 떠났다.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유가족의 뜻대로 하루 빨리 만들었으면 한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전한 교종의 메시지, 세월호 유가족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그 마음을 이젠 더이상 외면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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