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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언제가도 참 좋더라~ 본문

수희씨 이야기/삶의 향기

경주, 언제가도 참 좋더라~

수희씨 2014. 6. 9. 12:11

내가 경주엘 처음 간 게 국민학교 수학여행.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다녀왔다. 사실 그 때는 경주의 맛, 멋을 잘 몰랐다. 대학에 들어가 답사로 다녀온 경주도 벅차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하루종일 남산을 오르락 내리락했던 기억도 나고, 한 밤중에 불국사를 산책했던 기억도 새롭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경주는 2,3년에 한번씩은 찾았다. 경주는 가면 갈수록 좋아지는 내가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대학친구와 갑작스럽게 떠났던 경주도 좋았고, 조카들과 함께 시끌벅적하게 다녀왔던 경주도 좋았다. 우리 가족 모임에서도 경주로 두번이나 단체 여행을 하기도 했다. 재작년 봄 4월에도 가족 여행을 경주로 다녀왔는데.....경주에 봄을 기대하고 떠난 여행길에는 눈이 내렸고, 날씨가 너무 추운 나머지 차안과 실내, 그리고 숙소엘 들어가자는 아우성이 넘쳤던지라 살짝 아쉬웠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봄부터 나는 경주가 무지무지 가고 싶었다. 그 때 못 걸었던 계림 길도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봄에는 너무나 슬픈 일이 많아서 여행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연휴에 경주를 다녀왔다. 


경주 날씨는 참 좋았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걷기에 딱 맞춤인 날씨였다. 태종무열왕릉을 거쳐 계림으로 교동 교촌 마을로 산책했다. 연휴를 맞아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로 경주는 가는 곳마다 차가 밀리고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 속에서 우리 부부도 마냥 웃으며 걸었다. 우리 아이 첫 답사지 경주라는 책을 들고 아이들과 경주에 나선 부모들도 많이 보였다. 아이들은 마냥 질문을 쏟아내고 어른들은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해서 대답하는 듯 했다. 귀동냥으로 이야길 얻어 들으면서 말없이 웃었다. 


경주에 가면 꼭 빼놓지 않고 가는 곳이 불국사, 석굴암이다. 석굴암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처님이 계시기에 빼놓을 수 없다. 불국사는 그 규모만큼이나 볼 것도 많고 볼 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엔 돌탑에 눈길이 머물렀다. 사람들에 정성이 쌓이고 쌓여 돌탑이 담장 기와 위에까지 얹혀졌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곳, 감은사지. 우리 부부는 경주에 감은사지와 감포를 특히 좋아한다. 해질무렵 쓸쓸한 기운도 좋고, 감은사지 동서탑의 우람한 모습도 눈길을 한참 잡아 끌게 한다. 예전에 감은사지는 주차장도 없었는데 이제 주차장까지 크게 만들어놓았다. 감은사지 앞에서 산나물이나 산딸기를 파는 할매들도 여전한 듯. 산딸기 5천원어치를 게눈 감추듯 먹어버렸다. 


아침 일찍 떠나 한밤중에 돌아온 하루동안에 짧은 여행이었다. 운전하느라 철우씨는 고생 좀 했겠지만, 나는 모처럼마음이 부풀었다. 다음번 경주 여행은 또 언제쯤이 될까? 언제가도 내게는 참 좋은 곳, 경주! 

조만간 영화 <경주>가 개봉한다고 해서 또 기디려지는 경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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