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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씨 이야기/세상에 말걸기

언론자유의 주인은 '누구'인가?

수희씨 2011. 2. 22. 13:39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월호에 아주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안영춘 편집장의 <언론의 자유에 침을 뱉어라>라는 글입니다. 한국언론들이 주어가 없는 '언론자유'를 외치고 있다는 지적과 왜 언론자유가 민주주의 핵심 요소가 되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불온하고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언론자유, 언론자유를 사칭하는 자유주의 언론을 어찌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언론이 특정한 권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언론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지난 2007년 10월 노무현 정권이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실시하겠다고 했을때, 기자들이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대항했던(?) 사건을 다시 되짚으면서 시작합니다. 정말 언론들이 내세운 언론의 자유가 정당한 것이었냐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누구를 위한 언론자유인가

안영춘 편집장은 기자실이라는 공간이 갖는 정치성 문제를 이야기 합니다. 기자실이라는 공간은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충북지역 자치단체들도 기자실을 운영하다가 브리핑 룸으로 바꾸어 개방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브리핑룸을 이용해 본 분들이라면 얼마나 불편한 공간인지 단박에 느낄 것입니다.) 이 기자실이라는 공간에는 기자단이 상주하고 있고, 이 기자단에도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이 밀폐된 공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엠바고로 인한 논란이 자주 제기됐습니다. 정부의 보도 유예 요청에 언론이 응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엠바고의 고유 속성을 말합니다. 엠바고라는 게 기자단이 있고 이들이 받아들여야 가능한 것입니다. 기자단이 엠바고를 받아들이는 순간 사건의 사실 발생 시점, 사실 존재 여부까지 자의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다른 출입처 기자단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합니다. 또한 이 엠바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언론의 취재권리 전반까지 규율하게 돼 문제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엠바고가 권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관철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는 현실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엠바고도 절차적 민주주의 아래 상호합의 된 것이니 언론이 언론자유를 외치는 한편으로는 권력의 이해관계에 협조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국방부가 각 정부부처에 엠바고를 어긴 미디어오늘, 부산일보, 아시아투데이 기자들의 기자실 출입제한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소수의 특권을 위한 언론 자유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표현의 자유를 명시할 만큼 표현의 자유를 중시합니다. 우리나라도 헌법 제21조에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상동적 권리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의 주류 언론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신봉하고 수호하지 않는다고 안영춘 편집장은 말합니다. 안영춘 편집장은 1919년 3,1운동부터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까지 초대형 집회 시위 사태에 대한 신문보도를 분석한결과 안보, 국가경제 발전 프레임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합니다. 그리고 집회 시위 참가자를 일반시민들과 분리해 탈정치화로 유인하려는 집요한 시도도 엿보였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에서 말하는 표현의 자유가 실제와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언론의 독립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국 언론사에서 주류 언론이 독립을 유지한 적이 없지만 그 사실이 언론사의 위기는 아니었다며 주류 언론은 독립 대신 공모와 결탁을 통해 오히려 정치적 경제적 권력의 성채를 높고 굳게 쌓아올렸다고 말합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종합편성 채널을 무더기 허가 해준 것도 언론의 위기론을 가장한 정치권력과의 공모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종편 무더기 허가는 누구의 자유를 위해서인가

이미 언론은 자본의 권력에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게다가 방송진출을 앞둔 언론들은 노골적인 욕심을 드러내느라 정파성 시비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안영춘 편집장의 지적처럼, 이들이 말하는 언론자유는 과연 누구의 자유인가를 질문을 우리는 그동안 던지지 않았습니다. 자유를, 자유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 어떻게 확장하고 평등화할 것인지 라는 물음에 공감합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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